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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탄 3

기다림

늘 앉는 바위위에 앉곤 낚싯대를 놓았다.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다. 바람이 고목나무의 나뭇잎을 흔들어 쏴아아 소리를 낸다. 늘 듣던 소리이지만, 이 연못도 이제 한동안 못 본다고 생각하니 서운하다. ... 나는 나이답지 않게 낚시를 좋아한다. 그래서 종종 생각할 것이 있으면, 오늘처럼 혼자 연못에 앉아 낚싯대를 놓고 한참을 골똘히 생각을 하곤 한다. 낚시는 아빠가 가르쳐 주었다. 소설가였던 아빠는 글이 풀리지 않는 날이면 나를 데리고 이 연못에 낚시를 하러 나왔다. 그리고 낚싯대를 드리우곤, 어린 나와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나누곤 했다. 아빠는 한 번도 물고기를 잡은 적이 없었다. 간혹 잡히는 두꺼비들도 아빠는 놓아주었다. 그래도 나는 아빠와 함께 낚시를 하는 것을 참 좋아했다. 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픽션 2014.01.02

[DIY] 내 노래만들기 ABC

내 소개를 하자면 “바람탄”이라는 이름으로 ‘아무도 듣지 않는 노래’를,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만 듣는 노래’를 만들고 있는 사람이다. 내가 내 노래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벌써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1997년 8월의 어느 날, 덩치는 크나 자신은 아이라고 생각했던 한 소년이 두 개의 카세트 플레이어를 들고 , 아르키메데스가 욕조에서 “유레카!”라고 외쳤던 기분으로, 대단한 발견을 한 마냥 기뻐하고 있다. 소년에게는 놀라운 발견이였다. 늘 노래를 흥얼거리며 문득 문득 지나가는 악상에 혹시 나는 존레논이 환생한 것이 아닌가 라고 혼자 생각했지만 악보도 그리기 귀찮고 뭐 누구처럼 절대음감도 아닌 그에게 카세트플레이어 두 대만 있으면 노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기쁜일 이였던 것이다. ..

에세이 201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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