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으로 두 번째 만나는 수희씨를 만나기 위해서 서울대입구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을 타자 운좋게도 짧은 치마를 입은 여자 옆 자리가 비어 있었다. 자리에 앉은 나는 아이폰을 꺼내 만지작 거리다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아니, 내 옆에 앉아 있는 짧은 치마의 여자분이 아니라 아이폰 안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수희씨에게 말을 건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답변이 오기 전까지 내 옆의 그녀를 잠깐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 또한 고개를 숙인채 누군가와 문자를 하는듯 얼굴을 확인 못했다. 아마도 예민한 그녀의 손가락은 중추신경을 따라 바로 뇌로 연결된 듯하다. 말을 하지 않지만 저 너머의 목소리가 작은 화면위로 나타날 것 같다. "ㅋㅋㅋ" 나는 예의있게 수희씨가 불안하지 않도록 문자를 찍어낸다. 무표정한 얼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