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을공동체는 무엇인가?
도시는 무수히 많은 것들이 복잡하게 얽혀진 공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며 욕망과 필요를 모두 해결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도시는 점차 커저가며, 사람들의 이름을 잊어버렸고 익명의 개인들의 집합체가 되어가고 있다. 도시에서는 사람들 간의 관계보다는 시장의 경제적 흐름속에서 각기 목적에 따른 기능에 최대한의 효과성을 가지고자 하는 것이 도시의 속성이다.
반대로 마을은 사람들의 관계에 의존하는 공간이다. 마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은 최소한 서로의 이름을 알아야 하는 곳이고, 서로의 삶에 한발씩은 걸쳐놓을 수 있는 곳이다. 서로가 이름을 모르고, 서로의 끼니를 걱정하지 않는 곳이라면 마을이라고 부리기가 어려울 것이다. 마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은 자연스레 서로의 삶이 살아가는 공간안에서 겹쳐지고, 그런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곳인 것이다.
마을에서는 서로의 끼니와, 서로의 하루와 일이 궁금하다. 그리고 또 마땅히 나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해주어야 하는 곳이다. 그것을 호혜와 환대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함께 살아가며,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고 서로의 삶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이는 것이다. 내 아이를 맡길 수 있고, 또 이웃의 아이를 맡아 줄 수 있는 것이다. 일차적인 삶을 함께하는 공동체가 가족이라면, 이웃은 그것보다 조금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삶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인 것이다.
과거 농사중심의 경제활동을 하였던 때에는 자연스럽게 삶을 나눌 수 있었다. 농사를 짓는 것은 혼자 짓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대와 현대에 이르러, 마을의 공동작업의 장은 사라졌다. 주거의 의미 또한 삶의 터전 보다는 경제적 가치를 가진 부동산으로서 의미가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삶을 함께 하는 '공동체'의 역할을 지역에서 기대하기가 어려워 졌다.
이러한 도시에서 '마을'을 만든다는 것은 공동의 무언가를 다시 찾아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서울시는 2012년 이후, 마을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시도하고 있다. 아직 마을공동체에 대한 명확한 이론이나, 방법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을은 앞서 이야기 하였듯이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제도와 자원만으로 형성될 수 없는 것이다. 구성원들의 자발적으로 참여가 있어야 하고, 그것드링 자연스럽게 시간과 공간으로 공유될 수 있어야 하기 떄문이다.
마을을 만든다는 것은 오랜 시간을 들여, 다시 신뢰를 쌓는 다는 것이고, 구성원들이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하고 또 자신들의 시간과 공간(몸)을 함께 할 수 있을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이데거는 인간이 살아가는 공간이 장소가 되는 순간을 <뿌리내림>으로 표현하였다. 무수히 많은 곳간 중, 어느 하나의 공간의 나의 장소, 우리의 장소가 되는 것은 식물이 뿌리내리듯, 정서적으로 또한 물리적으로 한 공간에 시간과 기억, 그리고 정서적인 경험들이 결합되어 의미를 갖게 될 때이다. 마을이 만들어지는 것도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마을이 된다는 것은 구성원들에게 의미있는 장소가 되는 것이다.
아마도, 현대의 도시에서 마을을 만든다는 것은 과거의 농업중심의 공동체와는 달리, 인문학적 상상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도시가 채워주지 못하는, 또한 자본이 채워지지 못하는 인간으로서 관계에 대한 욕구가 있기에 마을에 대한 사람들의 필요는 점차 커져갈 것이다.
마을을 만든다는 것은 마음을 열 수 있는 우리의 장소가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2. 마을경제란 무엇인가?
마을경제는 크게 두가지 의미를 가진다. 하나는 거대화되고, 국제화된 시장의 논리가 아닌, 사람들의 호혜와 유대로 이루어진 경제활동을 뜻하고, 다른 하나는 시장의 필요보다 사람들의 꿈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제활동인 것이다.
수많은 마을기업들이 서울에는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그 마을기업들은 단순히 수익만을 위해 만들어졌다기 보다는 구성원들의 소망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그러한 개인적인 사유가 아닌, 사회적인 소망을 담고 있기에 많은 마을기업들은 사회적기업에 속하기도 한다. 하지만 마을기업이 사회적기업보다 조금 더 특별한 이유는 '관계' 속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모여 마을살이를 논의하고, 그 가운데 뜻을 함께 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마을기업이다.
많이 알려진 성미산마을은 공동육아에서 부터 시작하였다. 그렇게 하나둘 관계가 생겨나고, 그 관계를 바탕으로 학교가 생겨나고, 또 마을축제가 만들어 지고, 마을공간들이 생겨났다. 사람들은 그러한 경험속에서 서로를 충분히 신뢰하고 또한 삶의 동반자라고 인식하였기에 성미산 개발이라는 이슈에서도 함께 싸워나갈 수 있던 것이다.
마을경제는 사회적기업을 만들거나 마을기업을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마을의 구성원들의 관계 속에서 신뢰와 상호호혜 속에서 만들어 지는 것이다. 마을경제라는 것은 화폐적인 가치 뿐만아니라, 사회적 가치가 충분히 교환될 수 있는 환경을 토대로 이루어 지는 경제체계를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3. 마을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 그리고 공무원의 역할은?
도시에서 마을을 만들다는 것은 기존의 마을의 의미와 매우 다르다. 과거의 마을의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었다면, 현대에는 같은 지역에 있더라도 각기 다른 이해관계에 놓여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쩌면, 전통적인 개념의 지리적인 공간을 기점으로 마을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또한, 행정구역인 '동'이나 '구'라는 지역의 인구단위가 개인들의 상호관계가 가능한 범위를 넘어 서는 경우가 허다하기 떄문에 물리적으로도 어려움이 크다.
도시에서 마을을 만든다는 것은 작은 공동체들이 많이 만드는 전략을 써야 할 것이다. 관심사나 취미, 또는 공동의 이슈를 중심으로 작은 공동체들을 많이 만들어가는 것이 도시의 마을만들기의 방법인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작은 공동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그 안에서 다시 공동체들이 하나의 마을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가족이 되는 것 처럼, 마을도 되어가는 것이다. 시간을 가지고 함께 하는 경험과 참여 속에서 자연스레 지역에서 '편안함'을 가질 수 있을때 그곳이 누군가에게 마을이 되는 것이다.
이에 관은 민보다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독려하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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