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보내는 하류

10월의 잠못드는 오늘밤.

바 람 탄 2010. 10. 4. 02:04
지금 부터 쓰는 글은 오랜만에 술김에 쓰게 되는 글이다.

술은 내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듯 하다.
정확히 말하면 내 뇌의 어떤 부분의 압박을 해방시키거나 마비시킨후,
나에게 기분좋은 느낌을 느끼게 한다.

난 지금 하이트 드라이 피니쉬를 마셨다. 두현이가 추천해준 맥주. 보리맛이 잘 느껴진다나?

난 어떤 사람일까? 문득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까가 궁금해졌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인데...난 이제까지 내가 고통스럽다는 그 사실을 인정하지도 않고, 누구나 그런 고통쯤은 가지고 있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으려 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무엇을 만드려고 해도 만들어 지지 않고,
무엇에 의미를 두려해도 삶이 이리 허무해지는 것은
젊은 베르테르가 견디기 힘든 자신의 삶의 의미 부재와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이시간이 지나면 나도 또 나이가 들고 살아갈 것이다. 아마 그렇겠지.

그런데 이렇게 서른의 초입에서 이렇게 힘든건 그건, 내가 살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삶과 죽음이 때론 너무 빨리 죽음을 인식하기 전에 내게 다가온 그 문제가 날 짓누르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아니라고 말해도, 그렇다고 인정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허무함을 껴안고 이 밤이 주는 몽환의 감정을 기다리며 잠 못드는 어느날 밤.
오늘도 잊어 버리겠지만 말이다.

아마도. 그리고 사실 난 객관적으로 힘든 상황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저 내가 나자신을 인정하지 못할 뿐이지.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그렇다는 거다.

흠.

나이가 들면 왜이리 구차해지는 걸까?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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