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둥이가 이대로 눈에 파뭍혀
이대로 쏟아지는 눈에 파뭍혀
차갑게 식어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게 더이상 바뀌는 계절에 의미는 없다고
의미는 없다고 생각했다.
.
끝없는 바람이 날 향해 불어왔다.
바람은 물었다.
"너는 도대체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게냐?"
난 더이상 남은 힘이 없어. 더이상 살아갈 이유가 없어.
바람은 이상하게도 따뜻하고도 부드럽게
내몸을 감싸 하얗게 눈으로 덮인 세상을 발밑에 둔채로
-하얀 눈이 세상에 오기위한 그 문으로-
위로 위로 내 몸을 휘감아 올렸다.
창백한 달을 감싸고 있는 검은 구름은 나에게 말을 했다.
"너는 어느 것도 변하지 않았다. 그게 너일 뿐이다."
검은 하늘위로 내 몸은 바람의 부드러운 손길에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갑자기
야옹.
작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검은 하늘에 작은 고양이 한마리와
내 몸둥이는 작은 점 두개로 둥실 떠올라 있는 것이다.
고양이는 내 몸둥이에 몸을 비볐다.
작은 혀를 내밀어 내 차가운 손가락을 햝았다.
"이제 돌아가세요. 시작한 곳과 돌아갈 곳은 같답니다."
언젠가 들어 본듯한 그 말에 난 묘한 데자뷰를 느꼈다.
따뜻하게 날 감싸던 바람은 이네 흩어지고
난 발밑의 세상으로 끝도없이 귓가의 찬바람 소리를 들으며
아래로 눈과 함께 천천히 흩날렸다.
.
눈을 떴을때
내 눈앞에 네가 있었다.
그것이 두번째 만남이다.
난 공원의 벤치에 반듯이 하늘을 향해 누워있었고
넌 그런 내얼굴을 걱정스러운듯 살피고 있었다.
작은 담요가 내 몸에 덮혀 있었다.
"아저씨 이렇게 추운날에 길거리에서 잠이 들면 어떻게요. 아 술냄새. 술마셨어요? 이렇게 술마시고 자면 죽어요. 아이참...날 만난걸 다행으로 여겨요..."
넌 재잘 재잘
내 눈 앞에서 뭐라고 이야기 하였다.
그런 네 얼굴을 보니
왠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세상에 그리 슬펐던 일들이 대수롭지 않은 듯.
"어...이 아저씨가? 왜웃어요? 아저씨 머리가 이상해진거 아니에요?...병원가봐요. 병원....."
재잘거리는 네 얼굴을 바라보니 왠지 안심히 되어
다시 잠이 오려고 한다.
이상스레
따뜻한 바람이 얼굴을 스친듯 하다.
"이닦고 싶다..."
감기는 눈으로 난 뭐라 이야기 하였다.
"예? 뭐라고요? 아저씨 뭐라고 했어요?"
"민트향...럭키...럭키...."
눈을 감자
가까워 지는 얼굴에 네 향기와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다.
민트향 향기
넌 나의 행운
럭키.
밀키랜드 4부 시작한 곳과 돌아갈곳 (enD)
'픽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밀키랜드-비둘기는 하늘의 쥐 (2) (0) | 2010.03.19 |
---|---|
밀키랜드-let it be (3) (0) | 2010.03.19 |
밀키랜드-후일담 그리고...(5) (0) | 2010.03.19 |
밀키랜드(6) - 아마 늦은 여름이였을 거야. (0) | 2010.03.19 |
send your sons to die (0) | 2010.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