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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늘 앉는 바위위에 앉곤 낚싯대를 놓았다.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다. 바람이 고목나무의 나뭇잎을 흔들어 쏴아아 소리를 낸다. 늘 듣던 소리이지만, 이 연못도 이제 한동안 못 본다고 생각하니 서운하다. ... 나는 나이답지 않게 낚시를 좋아한다. 그래서 종종 생각할 것이 있으면, 오늘처럼 혼자 연못에 앉아 낚싯대를 놓고 한참을 골똘히 생각을 하곤 한다. 낚시는 아빠가 가르쳐 주었다. 소설가였던 아빠는 글이 풀리지 않는 날이면 나를 데리고 이 연못에 낚시를 하러 나왔다. 그리고 낚싯대를 드리우곤, 어린 나와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나누곤 했다. 아빠는 한 번도 물고기를 잡은 적이 없었다. 간혹 잡히는 두꺼비들도 아빠는 놓아주었다. 그래도 나는 아빠와 함께 낚시를 하는 것을 참 좋아했다. 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픽션 2014.01.02

늘 12월 31일이면 고민이 되네

늘 12월 31일이 되면 고민을 하게 된다. 올 한해는 나는 무엇을 했을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그런 고민들이 고민의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나면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이런 생각으로 이어진다. 삶에 만족이 없는 것은 내가 나의 세계의 주인이라는 인식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루가 지나면 '내년'이라는 개념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자연과 닮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해가 지나면 새꽃을 피우려 준비하는 나무들 처럼, 나도 새 맘, 새 꿈을 준비해야지. 조금 더 '나'를 만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다른 역할들 보다, '나'로 세상을 만날 수 있는 새해가 되야지.

에세이 2013.12.31

마법사의 제자

MFD - "Fantasia" - "The Sorcerers Apprentice" 디즈니에서 만든 "판타지아" 중 '마법사의 제자'이다. 이걸 찾고 있었는데 이제야 찾았네. 이야기는 간결하지만 재미가 있는 요소들이 많다. 200년 전 괴테가 쓴 '소리가 가득한 시'가 뒤카의 교향곡이 되고, 다시 디즈니의 미키와 함께 '출렁이는 동화'가 되었다. 마법을 믿는다는 것은 아마 상상을 믿는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마음'이 벌이는 온갖 것들이 어쩌면 마법과 같을지도 모르겠다. '이야기'가 가진 힘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흘러넘치는 그 감정들이 봄날의 눈이 녹듯 이야기와 함께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이야기들은 '나'를 위한 이야기이고, 또 '당신'을 위한 이야기이다.

카테고리 없음 2013.12.22

놀다에 대한 생각

#놀다에대한생각 우리말의 '놀다'에는 많은 것이 내포되어 있다. 그 의미는 한국인에 대한 것으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감각이나 감성에 대한 것이다. 어쩌면 수많은 프레임이 심어놓은 우리 내면의 논리적 구조들이 우리의 시야와 귀와 감각을 가리고 있는것이 아닐까 싶다. 시스템은 왜 아이들이 노는것을 싫어할까? 그것은 우리 내면의 존엄함이 구조를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불안때문일거다.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가장 큰 차이는 존엄과 물질에 대한 계약을 인정하는 것이다. 시간, 사적공간, 자기결정 등

카테고리 없음 2013.12.18

어떻게 하면 방에서 나올 수 있을까?

어제 "어떻게 하면 방에서 나올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를 사람들과 나누어 봤다. 그중에 기억나는 이야기는 방에 있으면 더 작은 방, 카카오톡의 채팅방 같은, 더 작은 장소로 파고든다고 하였다. 또 '안전' 때문에 방에서 나오기가 어렵다고 한다. 밖은 위험하고 상처를 줄 수 있는 곳인 것이다. 현대인은 모두 각자의 방안에 있는 것 같다. '마당'이 없는 공간에 둘러쌓여 있기 때문인 걸까? 중간지점에서 만나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 개인적인 공간인 방은 어쩌면 그 자신의 안전을 위한 경계일 것이다. 페이스북도 어떻게 보면 나에게 위험하지 않은 좋아하는 사람만 모아놓은 곳일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밖은 나에게 상처를 주고 또 그것에 아무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는 직간접적 심리적 경험때문이다. 상처받는 것이 대수롭..

에세이 2013.12.18

연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음향을 공부하면 '소리'를 변환하거나, 전압을 변환하는 장치들을 볼 수가 있다. 커넥터젠더, 트랜스.... 뿐만아니라 엠프도 마찬가지로 전기적 시그널을 소리로 바꿔주는 장치일 거다. 또 심리적 음향이라는 말도 있다. 어떤 공간에 있느냐 어떤 시각적인 요소가 있느냐 또 어떤 사람들이 오느냐에 따라서 각각 듣는 사람에게 '소리'는 다르게 들리게 된다. 증폭기나 변환기가 있는 이유는 기계적인 장치도 각각의 인풋과 아웃풋의 모형이나 성질이 다르기 때문일 거다. 사람도 마찬가지 일 것 같다. 크게는 분야에 따라서, 성별에 따라서, 또 사는 곳 등등 부터 작게는 개개인의 취향이나 사고방식에 까지. 인풋과 아웃풋. 받아들이는 정도와 전파할 수 있는 정도가 다르다. '다름'을 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에세이 2013.12.11

역할놀이

"어쩌면 세계는 커다란 놀이판이고 우리는 그곳에서 '역할놀이'를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 이렇게 세계를 이해해 버리면, 뭔가 조금 쉬워질 듯한데. 슬프긴하다. "자기"라는 것이 뭘까 고민해야 하니까. 그렇다면 그 '역할' 안에서 "자기"를 찾거나, 아니면 그 역할을 "자기"가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 "본다"와 "경험한다" 사이에 오는 차이만큼, "일한다"와 "놀다"의 차이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결정의 주체가 누구인가에서 오는 차이일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 삶을 결정짓는 수많은 외부요소들 중에 극히 일부분만을 우리 스스로 정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느냐는, 다시 말해서 '세계에 어떻게 피드백을 할 것이느냐', 우리 자신의 "내적 세계"를 어떻게 만들어..

카테고리 없음 2013.12.05

이제는 동화에 살지 않는 너를 위해

이제는 다 커버린 그가 말했다. 몸은 컸지만 가끔 느껴지는 말투는 어릴적 동화에서 만난 그 모습 그대로 였다. "나는 어느 나이를 끝으로 친구를 잘 만들지 못하는 것 같아요. 어쩌면 너무 사람을 가리는 것 일지도 모르지만 사람을, 어른들을 잘 믿지 못하는 거에요. 가끔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요. 하지만, 어른들의 사회적 관계 안에서는 친구가 되는 것이 너무 어려워요. 생각할 것도 많고 지켜야 할 것도 많아요. 그런 것들을 나도 남들처럼 잘하구 싶은데 자꾸 내 몸이, 맘이 말을 듣지 않네요. " 오랜만에 자신을 잘 아는 나를 만나 그는 편안하게 얘기하는 것 같았다. "근데, 이제 나도 조금 달라져야 할것 같아요. " "어떻게 달라질 건데?" 전에는 이런 생각을 한적 없던 그였다. "내가 조금 더 ..

픽션 2013.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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